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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합니다

매일 인사로 하는 '이 말'이 상처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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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식 대화에만 존재하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화할 때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자신의 기분이나 의도를 알아차리길 바란다.

 

© 서주바

 또 상대가 말을 해도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이면에 깔린 의중을 미루어 짐작한다.

 

© 서주바

이것이 한국식 대화에서 ‘눈치’ 핵심이다.

‘눈치’는 외국어로 번역하기가 까다로워,

위키피디아를 보면 nunchi 뜻을 길게 설명해놓았다.

 

또한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므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눈치가 발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술이 때로 너무나 피곤하다.

 

한국말은 말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 서주바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게다가 책임은 주로 관계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만 지워진다.

 

눈치에는 명백히 한계가 있다.

갈등으로 번질 때까지 말하지 않으면

서로간에 불필요한 감정만 소모될 뿐이다.

 

말을 하자.

상대가 마음을 모른다면,

말하지 않은 나의 책임이다.

 


#2. ‘그 순간에 있다는 것

 

사람들은 내가 팟캐스트를 진행한다고 하면

‘말하기’만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말하기 전에 우선 들어야 한다.

 

© 서주바

들어야만 대화의 호흡과 리듬을 감지할 있고,

대활르 끌어올리거나 식힐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들어야만 ‘그 순간 있을 있다.

 

TV에서 한국 인터뷰어가 외국 명사를 인터뷰하면서

본인의 발음과 질문 타이밍만을 신경쓰느라

정작 인터뷰이의 대답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 서주바

인터뷰어는 ‘그 순간’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대화의 긴장도 흥미도 전혀 생기지 않았다.  

 

순간 몰입했더라면

상대의 대답에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하게 되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 서주바

누구나 그런 경험을  적이 있을 것이다.

상대의 질문에 내가 대답하는 중인데

상대가 건성으로 듣고 있다고 느낀  말이다.

 

내게 집중하지 않으면 누구나 바로 그걸 느낀다.

누가 그런 상대에게 자신에게 소중한 ,

이를테면 진심을 꺼내놓겠는가.


#3. 매일 인사로 하는 '이 말'

 

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소개했을 때

나는 좀 놀랐다.

 

사람들이 자주 쓰는 표현들이

질병을 앓는 이들을

소외시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흔히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상대가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것은 나쁘지 않겠으나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거야.”

“건강 잃으면 무슨 소용이야.”

 

건강지상주의로 흐르는 말들은

질병을 앓는 사람들을 패배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난독증이냐?” “암 걸리겠네” 같은 말들 또한

혐오가 담긴 표현이라고 했다.

머릿속에서 뭔가가 파사삭 깨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 말이 누군가를 소외시키거나 배제하지 않도록

꽤나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생각지 못한 부분이 남아 있다.

 

© 서주바

현대인의 지성이란, 스스로의 말이

여성, 약자, 소수자, 장애인들을 소외시키지는 않는지

점검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또한 내가 알고 있던 게

다른 시각에서는 잘못된 것일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능력도 포함된다.

 

앞으로도 그날처럼 내 말을 점검할 기회를 맞는다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어휘사전을 수정할 것이다.

나의 말이 더 나은 세상을 반영하는 말이 되길 바란다.


*참고 도서: 『말하기를 말하기』,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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