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사회 복지사 교육을 마치고
아시아의 난민 캠프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했다.
아이들은 질병과 두려움, 위험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었다.
안전은 꿈도 못 꿨고, 살아남는 데 급급했다.
엄청난 상실을 겪은 이들이다 보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늘 안절부절못하고 불안해하며
상당히 예민하고 경계심도 심했다.
그 후 나는 영국으로 돌아와
여러 학교에서 일하면서,
또 개인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상담했다.
아이들은 한두 가지 음식을 제외하고는 먹지 않았고
상당한 불안감을 보였으며
쉽게 화내고 폭발하는 경우도 많았다.
부유한 국가에서 나고 자란 이 아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영국에서 ‘전쟁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만날 줄이야.
아이들의 삶을 더 면밀히 관찰하자
나는 아이들이 유년기를 침해당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미디어가 넘쳐나고,
정보가 범람하는 데다 늘 시간에 쫓겨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나는 아이들을 되돌려 놓기 위해
아이의 세상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고,
많은 아이들에게 효과를 보였다.
아이가 단순하게 생활하게 해주면
지나치게 많고, 지나치게 빠른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제거할 수 있다.
아이의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환경을 단순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의 감각에 충실해서
뭔가를 보면 만지고, 냄새 맡고, 맛도 보고
던져도 보고, 소리도 들어 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이의 방이 물건으로 가득 차 있으면
자극제가 너무 많아서
아이의 시간과 주의력이 남아나지 않는다.
장남감부터 책, 잡동사니, 집안의 조명까지
집안 환경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라.
방해물이 적을수록 주의력이 확장되고
정신적 물리적 공간을 확보해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탐험할 수 있게 된다.
아이의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아이의 일상에 리듬을 부여하는 것이다.
저스틴은 아침마다 침대에서 나오길 거부했다.
저스틴의 부모는 맞벌이 부부로,
일정이 빡빡하고 변수도 많았다.
등교할 때도 어떤 날은 엄마 차를,
또 어떤 날은 친구 부모님 차를 타고 가기도 했다.
하굣길 픽업도 불규칙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떨 때는 저스틴을 픽업한 후에도
통화와 업무를 계속해서
저스틴이 계속 기다리기도 했다.
저스틴은 늘 예측 불가능한 생활에 노출되어 있었고
결국 저스틴이 침대 밖으로 나오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었다.
부모가 바쁠수록 아이에게는 ‘리듬’이 필요하다.
그러면 아이가 일상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저스틴의 부모에게 아이와 마주 앉아
다음날 일정을 미리 점검하게 했다.
“내일 등교는 엄마랑 같이 할 거야.
학교 끝나고 정문에서 기다리면 아빠 파란 차가 보일 거야.”
날씨가 어떨지, 어떤 옷을 입으면 좋을지부터
등교할 때와 하교할 때는
어떻게 할지도 자세히 이야기하게 했다.
이처럼 아이가 다음날에 대한 그림을
대강 그리면서 잠드는 건 상당한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이런 명확성이 필요하다.
아이의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면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하는 거센 급류 속에서
아이는 쉬어갈 섬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도서: 킴 존 페인, 『맘(mom)이 편해졌습니다』
'책 소개를 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 잘하는 사람과 일 못하는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 (0) | 2020.06.19 |
---|---|
창의력 1% 가려낼 수 있는 초간단 테스트 (0) | 2020.06.18 |
유독 데이트만 하고 돌아오면 지치는 사람들 원인 (0) | 2020.06.17 |
1971년, 한국을 충격에 빠뜨린 비행기 납치 사건 (0) | 2020.06.16 |
집순이 집돌이가 무시하면 안 되는 위험 신호 (0) | 2020.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