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직을 한 정혜 씨는
회사만 다녀오면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다.
이직한 새 회사는 조직원들끼리 사이가 좋아
사내 카페에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퇴근 후에 술 한잔하는 번개도 잦았다.
처음에는 정혜 씨도 흔쾌히 몇 번 참여했다.
그런데 점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정혜 씨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지만
일할 때는 혼자 집중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회사 분위기상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고,
잠깐 집중했을 때 누가 방해하면 짜증이 나도
이를 감추기 위해 애를 써야만 했다.
그녀는 힘에 부치면서도
사교적인 척, 쿨한 척하는 자신이
가식적으로 느껴져 우울하다.
연애 중인 동욱 씨는
데이트를 마치고 오면 기분이 울적하다.
“오빤 기분에 휘둘리지도 않고 참 든든한 사람이야.”
여자친구는 그에게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기대했고,
그는 그런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힘들어도 안 힘든 척,
우울해도 밝은 척하는 날이 많아졌다.
고민이 있어도 여자친구에게 털어놓기가 힘들었다.
그는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하지만
자신의 가짜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아 괴롭다.
정신과 전문의 정정엽 원장은
정혜 씨와 동욱 씨가 겪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페르소나’ 때문이라고 말한다.
페르소나는 심리적 가면으로,
회사에선 직장인으로, 데이트를 할 땐 애인으로
특정 상황에서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한다.
관계와 역할에 따라
다양한 페르소나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자신의 본 모습에서 너무 멀어지면 문제가 된다.
페르소나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희생을 하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페르소나가 본래의 나로부터 멀어질수록
괴리감이 생겨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페르소나로부터 억압당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페르소나와
'진짜 나'와의 공통점에 주목하는 일이다.
페르소나도 ‘진짜 나’에서 시작했으므로 교집합이 존재한다.
'동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까?’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지.’
정혜 씨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무시한 채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모습만 생각했다.
그러면 늘 주변을 의식하게 되고,
업무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 ‘페르소나’와 ‘진짜 나’의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
업무 시간을 방해받는 것은 스트레스이지만,
퇴근 후 모임은 본래의 자신도 좋아하는 영역이다.
퇴근 후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교집합으로 보고
동료들과의 시간을 업무 외 시간으로 한정해야 한다.
“처리할 일이 있어서 점심 먹으면서 이야기 해도 될까?”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동료들에게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알리고,
대화는 점심시간이나 사적인 자리에서 나눈다.
억지로 불편함을 참지 않는 것만으로도
회사 생활은 보다 수월해질 것이다.
동욱 씨 역시 믿음직한 남자친구라는 가면을 벗고,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아야 한다.
“직장 생활이 나랑 안 맞는 거 같아.”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진짜 나’에게도 있는
교집합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회사 다니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억지로 꾸며내는 모습은 오래 갈 수 없다.
페르소나에 갇혀 감정을 외면하지 말자.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려 애쓰기보다
괜찮은 부분을 편하게 드러낼 수 있어야
‘페르소나’와 ‘진짜 나’와의 괴리를 좁힐 수 있다.
참고 도서: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정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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