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5년간 소아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60만 명에 이르는 부모들을 상담했습니다.
연령별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무엇일까요?
Q.
출산하고 6개월 만에 복직을 하게 됐어요.
주변에선 아이 정서에 안 좋다고 회사를 그만두라는데
정말 두 살까지는 엄마가 집에 있어야 좋을까요?
A.
무조건 엄마가 곁에 있어야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단, 만 3세까지는 주 양육자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할머니든 육아 도우미든,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의 뇌 발달 과정 때문입니다.
만 3세가 되면 아이는 애착 대상과 떨어져서도
혼자 견딜 인지적 능력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조금 있으면 엄마가 올 거야’라고 생각하며
엄마 없는 불안을 견딜 힘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퇴근해서 몇 시간이라도 아이를 진심으로 돌보면
아이는 엄마와 안정 애착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자랍니다.
Q.
아이가 화가 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릴 정도로 우는데
어떻게 달래줘야 할까요?
A.
두 돌이 되면 아이들의 생떼는 정점에 이릅니다.
떼를 쓰다 기절해 응급실에 실려 오는 아이도 있죠.
이를 ‘감정 격분 행동’이라고 합니다.
감정 격분 행동은 부모의 양육 태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다음과 같이 부모가 아이의 요구에 잘 반응해 주지 않으면
두 돌 이후에도 감정 격분 행동이 계속 나타나게 됩니다.
| ①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가르칠 때 일관성이 없는 경우 ② 아이의 잘못을 일일이 지적하며 야단친 경우 ③ 아이가 화났을 때 전혀 표출하지 못하도록 억제한 경우 |
아이가 괜한 고집을 부리며 울 때,
절대 부모가 감정적으로 흔들려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달래도 멈추지 않는다면 의연한 태도로 기다리세요.
아이의 감정이 가라앉았다면
화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화가 난 이유까지 말하게 하면 더욱 좋습니다.
“나 화났어. 아빠가 사탕 안 줘서.”
아이의 감정을 부모가 이해한다는 것을 알려준 다음
왜 하면 안 되는지 이유를 말해주세요.
“아빠가 사탕을 주지 않아서 화가 났구나.
사탕을 많이 먹으면 이에 까만 벌레가 생겨.”
마지막으로 화가 났을 경우 해야 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꼭 이야기해 주세요.
“아무리 화가 나도 물건을 던지면 안 돼.
왜 화났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이야기해야 해.
그래야 아빠가 도와줄 수 있거든.”
수십, 수천 번의 반복을 통해 아이는
분노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고
표현하고 나면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Q.
아이가 “아빠 아기 씨와 엄마 아기 씨는 어떻게 만나?”
“왜 고추를 만지면 안 돼?”와 같은 난처한 질문을 해요.
그러면 갑자기 말문이 막히고 얼버무리게 돼요.
A.
4세 이후 아이들은 성 역할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자기와 이성 친구의 몸이 어떻게 다른지 보고 싶어 하고
성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아이의 질문에 부모가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아이는 성을 ‘감추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의 질문을 예상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아빠 아기 씨와 엄마 아기 씨는 어떻게 만나?”
“아빠 몸에서 나온 아기 씨가
엄마 몸에 있는 질이라는 길을 통해
자궁 안에 들어가서 엄마 아기 씨와 만나는 거야.”
“왜 고추를 만지면 안 돼?”
“고추는 소중한 곳이어서 잘 보호해 줘야 해.
자꾸 만지면 병균이 들어가서 아플 수도 있거든.”
이렇게 대답하면 아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해도,
부모가 자신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 줬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Q.
얼마 전에 저희 부부가 사랑을 나누다가
아이가 깨서 들키고 말았어요.
아이가 충격 받았을까 봐 너무 걱정돼요.
A.
부모의 성생활을 들켰을 때는
놀란 아이의 마음을 잘 풀어 주어야 합니다.
“엄마 아빠 보고 많이 놀랐지?”
그 일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 보고,
부모의 성생활이 ‘엄마 아빠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한 사람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몸으로 사랑을 나눈단다.
그래서 소중하고 예쁜 너를 낳은 거야.”
이렇게 부모의 성생활이 이상한 행동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기심에 자신이 본 걸 재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때 절대 아이를 야단쳐서는 안 됩니다.
사랑을 나누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것은 결혼한 엄마 아빠만 할 수 있다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지 않을 때는 절대로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정도에서 상황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도서: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신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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