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이 정신과 의사인 나를 찾아 왔다.
그녀는 자신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꽤 유명한 점집을 찾아갔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녀가 2년 후에 죽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그런 이야기는 믿지 않아도 된다,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가 내게 원한 건 항불안제였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약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자리 잡은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는 없었다.
그 후로도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찾아왔다.
아들 일이 안 풀리는 게 며느리 때문이라는데
이혼을 시켜야 할지 고민이라는 시어머니 등 다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생에서 문제가 생기면
정신과 의사 대신 점을 보러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신과 의사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때부터 나는 명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할수록 이론이 매우 정교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명리학에 대한 나의 편견이 완전히 깨졌다.
정신의학은 한 개인의 특성을 분석할 때
그의 감정, 성격, 대인관계를 살핀다.
세상과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피는 것이다.
반면, 명리학을 통해서는
자연 그대로 존재하는 나의 특성을 파악해
타고난 기질과 성격 등을 알 수 있다.
어느 날, 날 찾아온 40대 남성은
자신은 남들에게 친절하고 잘해주려고 하는데
주위 사람들이 몰라줘서 힘들다고 했다.
심리검사 결과, 그는 친절하고 관대하며
공감 능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심리검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과도 뒤따랐다.*
스스로 규정한 이미지대로 답을 했기 때문이다.
*심리검사에는 피검사자의 보고가 신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척도가 있다.
나는 그의 사주를 명리학적으로 풀어봤다.
그의 사주는 ‘한여름의 작열하는 태양’을 상징해
주위에 있는 나무를 다 태우는 형상이었다.
그런 경우 스스로에 대한 성찰 능력은 약하면서
남의 잘못은 그야말로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상대를 배려하는 것도
그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단지 자신만 그런 모습을 모를 뿐이다.
정신의학과 명리학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자
한 개인의 특성이나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사람들은 정신의학적 결과를 설명할 때
명리학을 활용하면 더 잘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심리검사를 하고 나서
성격이 급하고 충동적이라고 말하면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사주에 불과 물이 충돌하는 오행을 가지고 있어
번개가 번쩍하는 것처럼 급하고 충동적이라고 하면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놀라면서 쉽게 받아들인다.
불륜에 빠진 여성이 있었다.
그러지 말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나는 당신의 사주에 따르면
잘못된 관계를 끝내지 못할 경우
모든 것을 잃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당신은 빛나는 보석이므로 더 빛내려고 노력한다면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해주었다.
놀란 그녀는 다시는 그 사람을 보지 않겠다고 했다.
물론 그런 말을 들려주기 위해서는
나와 내담자 간에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고,
세밀한 정신의학적 분석 결과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인간을 탐구하는 두 학문의 만남이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명리심리학』, 양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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