럽스타그램으로 행복한 모습을 보이던 친구가
얼마 전 헤어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위로를 해주면서도 묘한 통쾌함이 느껴졌다.
승진했냐고 묻는 회사 동료의 질문에
못했다고 답하자 “운이 안 좋았네.”라고 위로해줬다.
잠깐 동안 그가 입가를 씰룩이며 웃는 것을 보았다.
모델 킴 카다시안이 수백만 달러의 보석을 털렸다.
그 사건을 다룬 트윗의 댓글에는
그녀를 조롱하는 댓글이 절반이었다.
나조차도 인정하기 어려운 감정이 있다.
잘나가는 친구의 안 좋은 소식을 듣자마자
느껴지는 묘한 즐거움과 후련함.
당혹스러운 기쁨과 함께 수치심도 찾아든다.
내가 끔찍한 인간은 아닐까?
나의 시기심과 열등감 때문은 아닐까?
이런 감정은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다.
친한 친구 사이에도, 유명 인사들을 보면서도,
심지어는 가족에게도.
Schaden + Freude = Schadenfreude |
영어에는 이런 감정을 의미하는 단어가 없다.
그래서 ‘샤덴프로이데’라는 독일어를 차용했다.
‘샤덴프로이데’는 ‘피해를 즐긴다’라는 뜻이다.
『가디언』의 한 시사 평론가는 말했다.
“우리는 샤덴프로이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말 그럴까?
1. 유명인의 몰락을 보며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평범한’ 사람이
자수성가한 사연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상처럼 찬양받는 그들이 밉고
인기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시험하고 싶어 하며
극적으로 몰락하는 순간을 기다린다.
그들이 길가에서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른다거나
SNS에 맞춤법을 틀리거나 말실수를 하면
당장이라도 달려들 준비가 되어있다.
그렇게 유명인들이 자기 인생을 스스로 망치고,
재능을 낭비하는 모습을 통쾌하게 지켜본다.
2. 잘나가는 친구를 보며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대학 시절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를 만났다.
지금은 고액 연봉을 받으며
부촌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승승장구하는 친구에 비해 뒤처진 것 같은
억울함과 자격지심이
샤덴프로이데에 부채질을 한다.
친구와 헤어지고 돌아 오는 길에
그 성공에 끔찍한 대가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친구의 성공에 흠집을 낸다.
‘많이 벌면 뭐해. 야근이 너무 많아.’
‘바빠서 그런지 얼굴이 말이 아니더라.’
3. 스포츠 경기를 보며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2010년 월드컵, 스페인과 독일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몇 분 전 스페인이 결승골을 넣었다.
네덜란드 국민들은 독일 방송으로 채널을 돌렸다.
독일 해설자들이 패배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느긋하게 즐기기 위해서였다.
샤덴프로이데는 당연한 감정이지만
고소함이 승리감으로 옮겨간 뒤에는
자기혐오라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심리가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거북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샤덴프로이데를 ‘나쁜’ 감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감정을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대개는 무해한 즐거움이며, 의외로 유용한 점도 많다.
열등감이 느껴질 때 기분을 풀어주고,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약간의 우월감을 통해 한발 나갈 수 있는 대담함을 준다.
또한, 자신의 샤덴프로이데를 알아채고
왜 그러한 만족감을 느끼는지 이해한다면,
그 밑에 깔린 괴로운 감정을 마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감정을 좀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우리가 진정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참고 도서: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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