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등학교에 입학하다
이름표를 달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아이를 쳐다보다가 눈물이 났다.
걷지도 못하더니 저렇게 우뚝 서 있고
눈도 잘 못 뜨더니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고
옹알거리던 아이가 우렁차게 대답을 한다.
돌아보니 나처럼 훌쩍이는 엄마들이
여럿 보였다.
‘우리 애 학교생활 잘할 수 있을까?’
‘우리 애는 좀 작은 거 아닌가.’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고 있는데
제자리에 멈춰 있는 어른들이
오히려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 아이를 일찍 데리러 갔다
어쩌다가 일찍 퇴근한 날,
돌봄 교실로 아이를 데리러 갔다.
“엄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너무나 행복해하던 아이는
그다음 날부터 엄마가 또 그렇게
일찍 오지 않을까 기다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어머님, 규칙적으로 늦게 오시는 게 나아요.”
엄마는 늦게 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버리면
아이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단다.
기대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실망하게 한 걸까.
왠지 마음 한편이 뻐근해졌다.
#3. 방학 아닌 방학
아이가 방학을 하면 엄마는 더 바빠진다.
엄마의 휴가는 일주일, 아이의 방학은 한 달.
방과 후 수업을 듣고, 돌봄 교실에서 점심을 먹고,
학원에 갔다 오면 외할머니가 봐주시도록
아이의 한 달간의 스케줄을 짰다.
방학이라 집에서 쉬고, 놀러가는 아이들과 달리
솔이는 방학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학교에 매일 가야 했다.
스케줄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방과 후 수업 선생님과 돌봄 교실 선생님과
학원 셔틀버스 기사님의 전화가 쏟아진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방학이 방학이 아니었다.
#4. 아이의 시력이 떨어졌다
“칠판 글씨가 안 보여.”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을 때는
이미 시력이 0.4였다.
작년까지 1.2였던 시력이
이렇게까지 떨어지도록 몰랐다는 게 미안했다.
눈에 좋고 영양가 높은 음식들을 먹이지 않아서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지 않도록
습관을 잡아주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 같았다.
의사 선생님은 이 시기가
타고난 시력이 드러나는 시기라고 했다.
선천적으로 약한 눈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셨다.
내 탓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이에게 변화가 생기면
자꾸 내 탓을 하게 된다.
무슨 일이든 그것의 어려움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두려움이 늘 더 크다는 말이 있다.
학부모가 되는 일도 그렇지 않을까.
막상 닥쳐보니 생각보다는 괜찮다.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못하면 좀 어떤가.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 참고 도서: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김진형,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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