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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합니다

연쇄 살인 사건 이후 관광사업 대박난 마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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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주 

 

비말은 지도에 표기조차 되지 않은 작은 마을이었다.

이 곳은 운전자들이 쉬어가는 중간 거점지로,

운전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 평화는 급격히 무너져내렸다.

30년 전 생긴 고속도로 때문이었다.

모두가 고속도로를 타고 비말을 스쳐지나갔다.

 

ⓒ 최현주 

 

마을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상실감과 소외감.

마을 인구는 200명 안팎으로 줄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사건의 문을 연 자는 중년의 수의사였다.

 

마라토너들의 성지. 비말

 

해돋이만이 유일한 볼거리인 마을에서

사람들은 관광 산업에 기대를 걸었다.

그들은 매년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 최현주 

 

수의사가 1등으로 마지막 구간에 들어선 순간,

그녀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그것은 검게 뼈만 남은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 해 말,

평원에서 다섯 구의 시체가 더 발견되었다.

전문가들은 연쇄살인을 공표했다.

 

ⓒ 최현주 

얼마 후, 평원의 살인마를 소재로 한

영화팀이 이곳을 찾았다.

그들은 마을 외곽에 세트장을 세웠다.

 

촬영 기간 석 달 동안,

수백명이 비말을 다녀갔다.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처음으로 빛이 돌았다.

 

우리가 겪은 참혹한 사건이 돈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히 돈이 된다.’

 

그 후 <평원의 살인마>가 개봉을 했고

놀랍게도 이것이 흥행을 했다.

그 해, 마을 축제에는 2,000명이 다녀갔다.                                  

 

ⓒ 최현주 

 

다음 해, 축제가 변했다.

노골적으로 살인마의 행적을 전시하기 시작했다.

살인마의 이동 경로를 추측하는 현장 답사도 생겼다.

 

사람들은 생존 앞에서 힘을 잃었다.

마을 사람들은 살인마를 미워하면서도 좋아했다.

멸시하면서도 두려워했다.


9년 전 시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수의사였지만,

그 이전에 목격자가 있었다.

바로 나였다. 내 이름은 밴나.

 

친구들과 해돋이를 보러 가기로 한 날.

너무 들뜬 나머지 잠들지 못한 나는 

새벽에 먼저 평원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 최현주 

호기롭게 평원으로 뛰어들었지만

평원 한가운데서 나는 불현듯 공포에 질렸다.

본능적으로 바닥에 엎드렸다.

 

그때 멀리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비명과 함께 사람이 튀어나왔다.

 

“살려주세요!”

 

도망자는 비명을 내지르며 평원으로 달려들어갔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얼굴을 박고 흐느꼈다.

 

, 내 옆에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 최현주 

무언가가 내 옆에 있었다.

그것은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

일그러진 눈과 비틀어진 코, 어두운 반쪽의 얼굴.

 

그것은 나를 바라보다 몸을 일으켰다.

얼마 후 평원 저편에서 비명이 울려퍼졌다. 

나는 범인을 본 유일한 목격자였다. 

 

ⓒ 최현주 

범인이 잡히지 않은 지 9년이 흘렀다.

오래된 연쇄 살인 사건은 더 이상 흥미를 끌지 못했다.

마을을 찾던 관광객은 해마다 절반씩 줄어들었다.  

 

그리고 축제 이주 전.

연쇄 살인 사건 9년 만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참고 도서: 이두온, 『타오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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