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혼한 여자가 한 어르신에게 들은 역대급 막말 결혼 13년 차, 나는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남편의 심각한 폭언과 학대 속에서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다칠까 봐 두려웠다. 참고 노력하다 보면 좋아지겠지, 나아지겠지 믿었던 세월도 10여 년이었다. 깊이 고민한 나는 인생에서 남편을 빼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나의 인생을 구하고 남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매일 주어지는 똑같은 하루이지만, 결혼 독립 후 다가온 시간들은 모든 때 모든 날들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1. 오후 5시의 풍경 이혼 전, 나는 오후 5시가 되면 마음이 굉장히 불안해졌다. 막내 하원 시간인 4시 30분부터 마음이 바빴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 걸음이 느려지는 아이의 손목을 잡아끌어야 했다. 내가 늘 불안했던 이유는, 남편이 집안 상태를 중요하게 생각했.. 더보기 정신과 의사를 울린 조현병 환자의 한마디 나는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다. 예전엔 ‘정신 분열병’이라 불리던 만성 조현병 환자들의 치료를 맡고 있다. 대부분 ‘정신과’라 하면 음산한 병동과 어딘가 기괴해 보이는 환자를 떠올리지만, 사실 사람들이 상상하는 풍경과는 굉장히 다르다. 대부분의 정신과 질환은 호전이 가능하다. 조현병도 대부분 약물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며,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며 지내는 사람도 있다. 만성 질환인 조현병은 의사와 환자가 협력해 관리하고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한번 환자와 맺은 인연이 오래 갈 수밖에 없다. 수정 씨는 지적 장애에 동반된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환자였다. 약간의 환청이 있었고, 지나친 공격성을 보였다. 수정 씨의 어머니는 그녀를 낳다가 돌아가셨고, 결혼해서 제 식구가 생긴 형제자매들은 늙고 병든 아.. 더보기 결혼식 14시간 만에 죽은 여자가 본 사후 세계 곧 죽는다는 걸 알면우리는 마지막 몇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애니는 결혼식을 하며 보냈다. “애니는, 신랑 파울로를 남편으로 맞아…" 죽음까지 열네 시간을 남기고애니는 혼인 서약을 했다.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행진했다.애니는 눈물을 훔치다가맨 끝줄에 앉은 노인을 보았다. “파울로, 저분은 누구셔?” 다시 돌아보니 노인은 거기 없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애니와 파울로는호텔로 향했다.밤안개가 끼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애니는 빗줄기 사이로 번쩍이는 미등을 보았다.한 남자가 소형차 옆에 쭈그리고 있었다.그가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타이어가 터졌어요. 잭 있습니까?” 파울로가 리무진 트렁크로 달려가잭을 찾아 남자에게 가져다주었다. “이것 좀 봐. 그 사람이 열기구를 운영한대.. 더보기 매일 인사로 하는 '이 말'이 상처를 줄 수 있다?! #1. 한국식 대화에만 존재하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화할 때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자신의 기분이나 의도를 알아차리길 바란다. 또 상대가 말을 해도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그 이면에 깔린 의중을 미루어 짐작한다. 이것이 한국식 대화에서 ‘눈치’의 핵심이다. ‘눈치’는 외국어로 번역하기가 까다로워, 위키피디아를 보면 ‘nunchi’ 뜻을 길게 설명해놓았다. 나 또한 한국에서 나고 자랐으므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눈치가 발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기술이 때로 너무나 피곤하다. 한국말은 말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듣는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들어야 한다. 게다가 이 책임은 주로 관계에서 지위.. 더보기 불명예 1위, 한국이 부동의 세계 최고라는 이것 아침에 일어나 플라스틱 냉장고 문을 열어 플라스틱 물병을 꺼내 물을 마시고, 플라스틱 칫솔로 양치를 하고 플라스틱 변기에 앉는다. 플라스틱 속옷 위에 플라스틱 옷을 입는다. 스마트폰과 플라스틱 이어폰, 플라스틱 카드를 챙겨 집을 나선다. 인류는 석기 시대와 철기 시대를 거쳐 바야흐로 플라스틱 시대에 도착했다. 플라스틱의 발견은 ‘당구공’에서 시작했다. 기원전 400년경 그리스에서 시작된 당구는 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 완벽한 귀족 스포츠였다. 16세기부터 코끼리 상아로 당구공을 만들었는데 상아 당구공은 곧 당구의 필수 요소가 된다. 하지만 미국에 당구가 도입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업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대중적 확산이었다. 하지만 상아 당구공은 비싸고 칠수록 모양이 변했다. 결국 뉴욕의 한 당구 물품 .. 더보기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 뒤 숨겨진 이야기들 2020년 ‘n번방 사건’ 관련 청원에 무려 500만 명의 국민이 뜻을 모은 덕분에 범인의 신상이 공개되고 정부는 양형 기준 강화를 약속했다. 청원으로 결집된 국민의 뜻이 법과 제도를 바꾸기도 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뜨거운 여론이 일명 ‘윤창호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정안 국민들은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렵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경험을 갖게 됐다 세상에,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 2017년 5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만나자고 했을 때, 솔직히 적당히 거절하고 돌아올 참이었다. “제가 거길 왜...” 기자를 그만두고 포털사이트 회사로 옮긴 지 9년째, 그해 초.. 더보기 뇌졸중이 발생하면 1시간 안에 벌어지는 일 남부럽지 않은 삶이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뇌과학을 전공했고, 전미정신질환자협회(NAMI) 위원이었으며, 30대 중반의 나는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꺼번에 추락하고 말았다. 장밋빛 삶과 전도유망한 미래가 날아가 버렸다. 어느 날 일어나 보니 내가 뇌졸중에 걸린 것이다. 1996년 12월 10일 아침 7시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순간 왼쪽 눈 뒤를 누가 찌르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고통은 점점 심해져서화끈거릴 정도였다. 운동을 하면 피가 돌아 괜찮아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음악을 틀고 러닝머신에 올라갔다. 곧바로 몸이 분리되는 것 같은 희한한 감각이 밀어닥쳤다. 의식은 명료했지만 몸이 제대로 듣지 않았다. 팔이 저절로 앞뒤로 흔들렸다. ‘일을 하러 가야지. .. 더보기 돌봄 교실에 아이 일찍 데리러 가자 선생님이 한 말 #1. 초등학교에 입학하다 이름표를 달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아이를 쳐다보다가 눈물이 났다. 걷지도 못하더니 저렇게 우뚝 서 있고 눈도 잘 못 뜨더니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고 옹알거리던 아이가 우렁차게 대답을 한다. 돌아보니 나처럼 훌쩍이는 엄마들이 여럿 보였다. ‘우리 애 학교생활 잘할 수 있을까?’ ‘우리 애는 좀 작은 거 아닌가.’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자라고 있는데 제자리에 멈춰 있는 어른들이 오히려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2. 아이를 일찍 데리러 갔다 어쩌다가 일찍 퇴근한 날, 돌봄 교실로 아이를 데리러 갔다. “엄마가 이 시간에 웬일이야?” 너무나 행복해하던 아이는 그다음 날부터 엄마가 또 그렇게 일찍 오지 않을까 기다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어머님.. 더보기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38 다음